2022년 상반기 회고 (확장하는 팀과 개인, 좋은 동료와 성장,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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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를 돌아보며 세가지 주제(확장하는 팀과 개인, 좋은 동료와 성장,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21년 회고글 이후로 첫 글이네요.


확장하는 팀과 개인

  1. 소속된 data engineering 팀에서 관리하는 “쿼리와 아주 약간의 파이썬만 할 줄 알면 사용할 수 있는 data pipeline” 이 꽤나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이제 pipeline의 큼직한 일거리는 당분간 더 없다고 판단했고, 새 할 일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다 data product를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도록 data를 서빙하는 서버를 만들기로 방향을 잡고, data engineering팀은 데이터와 인사이트가 제품에 쉽게 활용 될 수 있는 data platform을 만드는 팀이 되었다. (이름도 data platform팀이 됨) 그러다 보니 오히려 일이 차고 넘치게 되었다.
  2. 그러다가 팀의 유일한 서버 개발자 분이 떠나시면서 자연스럽게 서버 작업이 맡겨졌다. 능력 범위를 넓게 확장하고 싶어서 먼저 해보고 싶다고 했지만, 굉장히 도전적인 일이었다. 회사의 대부분의 서버 코드는 나에게 생소한 golang 기반이고, 당시 나는 django, flask 정도 살짝 만져본 경험이 다 였다. 그래도 여차저차 고통스러운 시간을 거치고 나서 일을 해내고 있다. 올해 초에 비해서 서버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높아졌다.
  3. Python 서버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친구에게 한국에서는 Java 시장이 크기 때문에 더 연차가 쌓이기 전에 Java를 사용하는 환경으로 옮기고 싶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말하다 보니 내 상황에 대한 고민이 조금 생겼다. 내가 지금 서버가 해보고 싶어서 하고는 있는데, 혹시 커리어가 꼬이지는 않을지? 지금 포지션이 data engineer이니 앞으로 data engineering에 집중하는 게 좋을지? 주기적으로 상위 매니저와 1:1로 대화할 기회가 있어서 매니저에게 의견을 물어봤는데, “결국 모두 software engineering이다.”라는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그리고 golang 잘해서 google 갈 수도..?라고도 해주셨다. ㅎㅎㅎ)

좋은 동료와 성장

  1. 훌륭한 동료 덕분에 많이 배우고 있다. 사람마다 각자 남이 보고 배울만큼 잘하는 주특기가 있는데, (물론 다 잘하는 먼치킨 올라운더도 있지만, 그 사람도 가장 잘하는 무언가가 있다.) 그런 사람들이 주변에 있으면 혼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그들의 장점을 보고 배우는 동안 대부분 그들도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성장한다. 그럼 나는 또 보고 배울게 생긴다. 그래서 나에게는 자극을 받을 만한, 배울 만한 동료가 있는 게 매우 중요하고, 나도 동료에게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동료 간의 더 싶은 신뢰가 생기고,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받은 게 있으면 나도 줄 수 있어야 한다.
  2. 지금 회사는 반기마다 모두의 성장을 위해 동료 리뷰를 하는데, 그 사람이 지금 잘하고 있는 점과 더 잘하기를 기대하는 점을 적는다. 그리고 팀 리드나 매니저가 동료와 본인의 의견을 종합해서 전달해준다. 말하는 것보다 쓰는 게 쉽고, 직접 피드백보다는 매니저를 통한 간접 피드백이 쉽다. 그리고 리뷰가 필터링 없이 직접적으로 전달되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도 있으니 이런 완충 장치가 매우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3. 비교적 잘하는 점에 대한 글은 쓰기가 쉽다. 아쉬운 부분이 쓰기가 꽤 어려운데, 인의예지를 중요시하는 동양의 풍조가 한몫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아쉬운 부분을 알려주고 성장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좀 낫다.(회사 가이드도 이런 방향이고..) 개인적으로 동료와 심리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좋은 글(긍정 피드백이 아닌, 동료의 성장을 위한 피드백)을 쓰기 쉬웠다. 그래서 동료 피드백에서 중요한 부분은 내가 쓰는 이 글이 진심으로 이 사람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라고 생각한다.

스트레스 관리

  1. 스트레스 받고 100을 하는 것, 스트레스 받지 않고 90을 하는 것 중에는 90이 낫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100을 하고 다음 분기에 0이나 10밖에 못할 수도 있으니까. 번아웃 오기 전에 알아서 잘 관리해야 한다. 이 팀에 와서 힘들지 않았던 기간이 있었나… 싶긴 한데, 이번에는 특히 스트레스 관리를 잘 못했다. 올해 초부터 스트레스가 점진적으로 많아지다가 상반기 말쯤 피크를 쳤다.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덜 받아야 하고,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잘 해소해야 하는데, 나는 둘 다 못했다. 그러다가 나름대로 해결책을 찾았다.
  2. 덜 받는 법
    1. 어려운 일이면 어렵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처음 해보는 일도 있고, 조금 더 넓고 큰 사이즈의 업무가 주어진 것도 한 요인이지만, 업무를 대하는 나의 자세도 한몫했다. 팀 회고를 진행하며 “이전에 문수님은 잘 안 풀리면 ‘어려워서 삽질하고 있는데 뭐 어쩌라고’의 자세를 가지셔서 스트레스를 덜 받으셨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정말 어려운 일이고, 힘든 일이라면 그 자세를 되찾으셔도 좋을 것 같다. “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맞는 말이다. 어렵다고 끙끙대 봐야 스트레스만 받는다. 일 자체에 부담 가지지 말자.
    2. 스트레스 상황을 매니저 혹은 주변에 알리는 것만으로 해소가 된다. 아이고 힘들어 죽는소리하면 좀 낫다.
    3. 적당한 작업 사이즈를 측정해야 한다. 이건 늘 어렵긴 한데.. 1w 업무라고 생각했던 걸 2w 붙잡고 있으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데 애초에 그 업무가 3w 짜리였을 수 있다. A만 해결하면 될 줄 알았는데 B, C, D가 있더라… 같은? (흔한 일이다) 이럴 때는 일정을 다시 산정하고 팀, 매니저에 알려야 한다. 나는 알리기 까지만 하고 아이고… 하면서 그냥 나를 갈아넣기도 했던 것 같다.
  3. 잘 해소하는 법
    1. 퇴근 후, 그리고 주말에 일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것. 완전히 일에서 멀어졌다가 다시 돌아오면 오히려 생산성이 높아진다. 이게 어렵다면, 다른 집중할 것을 찾으면 쉽다. 동시에 두 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예를 들면 근력 운동, 비디오 게임, 명상, 드라마 몰아보기, 등등. 뇌를 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상반기에 개인 블로그 글을 전혀 못 썼는데, 이것도 원인일 것 같다. 글 쓰는 것 자체는 시간도 많이 들고 쉽지 않지만, 글을 쓰는 것이 나에게 꽤나 기분 전환이 되는 행동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블로그 글을 다시 열심히 써보려고 한다. 업무 부담이 커서 이전에 활동하던 글쓰는 모임 글또 신청은 못 했는데, 회사에도 같이 글 쓰는 모임이 있어서 여기서 함께 써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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